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국음악의 역사와 즉흥연주에 관하여

by 라그나스 2022. 6. 9.
반응형

1.상고시대의 음악
상고시대는 북쪽의 부여,옥저,예와 남쪽의 마한,진한,변한이 병존하였던 이른바 삼한시대로, 대략 3세기 이전을 가리킨다. 중국의 문헌에 단편적으로 전하는 이 시대의 음악 관련기록에 의하면, 마한에서는 늦어도 285년 이전에 5월 하종 후에 농사의 풍작을 빌고, 10월 추수 끝에 풍작을 감사하는 굿을 벌였다. 마한 사람들은 이 굿 동안 밤낮으로 가무를 계속하였는데, 그 절주가 중국의 탁무와 같았다는 기록에 비추어 춤의 반주에 금속 타악기가 사용된 듯하다. 이와 유사한 점으로 오늘날의 시골 도당굿 또는 별신굿에도 징과 북의 반주에 맞추어 추는 가무를 찾아볼 수 있는데, 이처럼 소란한 마한의 야외음악이 한국전통음악의 일면이라 하겠다. 한편, 변진에는 중국의 슬(瑟)처럼 옆으로 뉘어 타는 현악기가 있었는데, 그 모양이 중국의 축과 같았다고 한다. 이 고대 현악기는 그 뒤에 생긴 가야국의 가얏고와 고구려의 거문고 등 뉘어 타는 현악기에 공통적으로 사용된 ‘고’라는 명칭으로 미루어 ‘고’에 해당될지 모른다. 이 변진 고유의 현악기는 가무음주에 사용되었는데, 술자리에서 가무에 반주를 한 현악기의 조용한 방중악은 후일 가야국의 우륵이 지은 가야금 곡에 비추어 지방의 민요곡이 아니었을까 추측된다. 상고시대에는 외국사신을 위한 연향이라든지 국왕의 위엄을 나타내는 행렬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에 따르는 외국음악 및 의장,고취 등이 없었을 것이며, 이와 같은 점은 상고시대 음악사의 특색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안악 제3호분의 주악도는 예외이지만, 서술의 편의상 상고시대항에 포함시켰다. 안악 제3호분의 전실과 후실,회랑 벽에는 다양한 음악연주도가 그려져 있는데, 그 내용들은 한나라 계열의 외래음악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을 끈다. 즉, 의장 및 3인의 주악상 모두 무릎을 꿇고 앉아 2인은 각각 입고와 소를 연주하고 1인은 노래를 하고 있다. 씨름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전실의 그림은 의장을 갖추고 전정에서 연주하는 한나라 계통의 황문고취 주악과 각저희를 나타낸 것이며, 회랑의 행렬도 말을 탄 4인의 악대가 각각 북과 소,각,요를 연주하면서 행진하고 있다. 역시 한나라 계통의 단소요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후실의 주악도에는 무릎을 꿇고 앉아 거문고 모양의 현악기와 완함, 세로로 부는 장적을 연주하고 있는 3인의 주악상이 있는데, 이 그림은 후전에서 벌어지는 사연을 묘사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안악 제3호분의 벽화는 외래인의 이름으로 보이는 동수라는 기록과 더불어 조의,행렬에 따르는 한나라 음악이 나타나 있어 당시의 외래음악 수용과정을 암시해 주고 있으며, 또한 이 벽화의 내용에서는 중국계 음악만 보일 뿐 오현비파나 피리와 같은 서역 계통의 악기가 보이지 않는 점도 크게 주목된다.

2.삼국시대의 음악
삼국시대란 고구려·백제·신라를 뜻하며, 이 글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보게 될 음악사의 연대는 고구려와 백제가 중국과 교류하기 시작한 370년에서 668년까지이다. 삼국시대 음악에서 특기할 만한 내용은 금과 쟁 등의 외래악기를 개조하여 각각 거문고와 가얏고라는 고유의 현악기를 창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자국의 음악문화를 발전시켰다는 점과, 고구려와 백제가 각각 중국의 북조와 남조의 악기를 받아들이고 이 외래악기를 사용한 자국의 음악으로 국제음악 활동에 참여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삼국의 음악은 일본 궁중에 전해져 삼국악이라고 불렸으며, 중국 북조의 악기를 수용한 고구려의 음악은 수나라 궁중의 7부기,9부기 등에 참가하였다.

 

3.즉흥연주
근대 서양음악의 경우에는 음악을 창작하는 작곡행위와 연주하는 연주행위의 기능이 뚜렷이 구분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작곡과 연주개념은 오늘날 일반화되어 있는 음악상식이기도 하다.그러나 한국 전통음악의 경우는 여타의 종족음악들과 마찬가지로 작곡자와 연주자가 뚜렷이 분리되지 않은 채 거의 연주전통·연주관습에 의하여 음악이 생성되고 전승되어 왔다는 점에서 서양음악과 매우 다르다. 물론, 이러한 음악전통은 음악의 내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음은 물론 한국음악을 다른 나라의 음악과 다르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나타난 음악특징은 오랜 연주관습에서 형성된 즉흥연주의 전통 및 즉흥연주 결과로 빚어진 악곡의 파생이다.즉, 한국음악에서 비슷한 음악내용을 가진 파생곡·변주곡이 많다는 점이라든지, 판소리에서 본래의 소리 바탕에다 자신의 소리를 더 짜넣어 소리를 확대·변형시키는 ‘더늠’, 산조 연주자들이 스승의 가락에 자신의 가락을 첨가하고 새로운 음악으로 다듬어 자신의 유파를 형성하는 전통이 바로 즉흥연주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여기서 말하는 즉흥연주란 음악연주중에 순간적으로 창출해 내는 1회적인 즉흥연주 형태라기보다는 오랜 연주관습을 통하여 그 음악을 수없이 반복하는 동안 그 즉흥연주의 결과가 하나의 악곡, 또는 하나의 음악양식으로 정착된 결과론적인 즉흥연주를 뜻한다.오늘날 전승되고 있는 많은 악곡들이 대체로 이와 같은 연주전통에 의하여 파생된 곡임을 고려하여 볼 때, 한국음악에 있어서 즉흥연주의 전통이란 매우 중요한 음악적 특징으로 설명된다.

반응형

댓글